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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ly 9, 2012

the truth of Korean standard living during forced occupation period by imperial Japan?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10708010033&section=04


일제 강점기 조선인 생활수준의 진실은?
[일제 강점기 의료의 풍경·20] 전염병으로 본 일제 강점기
황상익 서울대학교 교수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1-07-08 오전 7:58:11

일제 강점기를 통해 조선인들의 생활수준은 나아졌을까, 아니면 악화되었을까?

최근 주로 경제(사)학자들이 이에 관련된 논쟁을 벌여왔다. 이른바 "식민지 근대화" 논쟁이다. 하지만 이 논의에는 한계가 내재되어 있다. 이들이 사용한 경제 지표들은 대부분 조선인과 일본인의 구별이 되어 있지 않아 조선인의 생활수준 향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가정과 전제가 필요하며 그러한 가정과 전제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요컨대 일제 강점기에 식민지 조선에서 경제 성장이 있었던 것은 대체로 인정되는 바이지만, 그 배분 양상에 따라 조선인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었을 수도, 별 변화가 없었을 수도, 오히려 악화되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인구와 보건 위생에 관련된 지표들은 대부분 조선인과 일본인이 구별되어 있어 조선인들의 사정을 직접 알아볼 수 있으며, 일본인과의 비교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조선인의 신체와 건강상의 변화를 규명함으로써 이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사회, 문화, 정치 분야의 실상을 읽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인구와 보건 위생 자료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에 따라 이미 1960~70년대에 주로 인구학자에 의해 일제 강점기 조선인들의 인구 변동, 출생력, 사망력, 사망 원인 등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연구자에 따라 연구 결과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일제 강점기를 통해 지속적인 조선인 인구 증가가 있었으며 그것은 주로 사망률 감소에 기인했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적인 연구 결과이다. 이것은 일제 강점기에 인구 변천(demographic transition) 모델의 제2단계(多産多死型에서 多産少死型으로 변화)에 이르렀음을 뜻한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가 일제 강점기에 처음 나타난 것인지, 아니면 그보다 앞선 시기(예컨대 1890년대)에 나타난 것인지 확실하지 않은 바, 앞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

앞에서 언급한 연구자들은 대체로 일제 강점기의 조선인 사망률 감소의 주요한 요인으로 전염병 사망률의 감소를 꼽았으며, 또 그것은 전반적인 생활수준의 향상보다는 위생 시설과 의료 혜택(제16~19회)의 확대에 기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회에서는 그러한 주장들이 타당한지, 특히 전염병에 관해 살펴보도록 하자.


▲ 1910~1940년 사이 조선인과 일본인의 조사망률(粗死亡率) 변화. 세 집단 간의 성별, 연령별 인구 구성의 차이를 보정하지 않은 자료로서 비교에 한계가 있지만 조선인, 일본인(조선 및 일본 거주) 모두 이 기간 동안 사망률이 떨어지는 사실을 볼 수 있다. 1918년에 큰 피크가 나타나는 것은 인플루엔자 유행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1918년 이전 조선인 조사망률이 낮은 것은 주로 신고의 미비 때문으로 여겨진다. 출처 : <조선총독부 통계 연보> <일본제국 통계 연감>. ⓒ프레시안

일제 강점기 조선에 관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통계 자료는 조선총독부가 매해 펴낸 <조선총독부 통계 연보>(1910~1942년)이다. 그 자료는 정확도에 어느 정도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일제 강점기 여러 분야의 시계열적(時系列的) 변화를 살펴보는 데에는 거의 유일한 자료이다. <조선총독부 통계 연보>에는 전염병과 관련된 자료가 "호구편(戶口篇)"의 "사망 원인별"과 "위생편"의 "전염병 환자 및 사망자" 등 두 부분에 실려 있다. 선행 연구자들이 사용한 자료는 "호구편"의 "사망 원인별"인데 그것부터 살펴보자.


▲ 조선에 거주하는 조선인과 일본인의 인구 10만 명당 전염병 사망자 수. 출처 : <조선총독부 통계 연보> "호구편". ⓒ프레시안

위 그림에 보이는 1918~1920년의 큰 피크는 인플루엔자(에스파냐 독감), 콜레라, 두창(천연두) 등이 이 시기에 크게 유행했기 때문이다. 흔히 팬데믹(pandemic)기라고 부르는 이 시기를 제외하면 일제 강점기에 팬데믹은 없었는데, 그것은 동아시아의 (나아가 대체로 세계적으로도) 공통적인 현상이었다.

팬데믹 기 이후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 감소는 조선에 거주하는 일본인에서는 뚜렷한 반면 조선인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 시기의 조선인 사망률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전염병 사망률의 감소를 꼽는 것은 이 자료만을 보아서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또한 팬데믹 기를 제외한 모든 시기에 걸쳐 인구 10만 명당 일본인 사망자가 조선인 사망자보다 많게 나타나는데, 이것은 실제로 그랬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사망자의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또한 "호구편"에서 사용한 사망 원인의 종류는 전신병, 정신병, 신경계병, 감모(感冒), 전염성병 등 25가지인데, 감모(감기) 항목이 별도로 설정되어 있는 등 전염성병의 범주가 의학적으로 확실치 않다. 거기에 반해 "위생편" "전염병 환자 및 사망자"의 전염병은 콜레라, 적리,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두창, 발진티푸스, 성홍열, 디프테리아, 유행성뇌척수막염(1924년부터), 재귀열(1939년부터) 등 법정 전염병으로 의학적 범주가 확실하다. 더욱이 총독부 당국은 전염병 실태 파악과 관리 대책을 그 자료에 근거하여 마련했다. 따라서 시대별 및 대만, 일본과의 객관적이고 정확한 비교를 위해서는 "전염병 환자 및 사망자"를 활용해야 한다.


▲ 조선, 일본, 대만의 인구 10만 명당 법정 전염병 환자 수. 출처 : <조선총독부 통계 연보> <일본제국 통계 연감> <대만총독부 통계서>. ⓒ프레시안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조선총독부가 공식적으로 파악한 법정 전염병 환자 수는 조선인에 비해 일본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대체적으로 10배를 상회했다. 이것은 조선인 환자가 실제로 적었던 것이 아니라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독부는 보건의료 분야 중 법정 전염병 예방과 관리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으며 또 그만큼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했다. 하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 일본인 환자 수는 거의 줄어들지 않았고(본국의 일본인보다 전 시기 동안 네 배가량 많았다) 조선인 환자는 (1918~19년의 인플루엔자 환자와 1919~20년의 콜레라 환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 환자 규모도 파악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적절한 대책을 기대한다는 것은 난센스일 것이다. 요컨대 총독부의 선전과는 달리 조선인들은 전염병 예방과 관리에서 아예 소외되어 있었다.

총독부는 전염병 실태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의 중요한 요인으로 조선인들의 근대적 위생에 대한 무지와 당국에 대한 비협조, 조선인 의료인(특히 의생)의 무능을 꼽았다. 하지만 총독부가 조선을 30년 이상 통치한 주체인 바, 그런 이유들은 한갓 핑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대만도 비슷했다. 대만인 법정 전염병 환자는 거의 파악되지 않았으며, 대만에 거주하는 일본인들도 조선 거주 일본인보다는 나았지만 일본 본국보다 전염병에 훨씬 많이 시달렸다. 조선과 대만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의 전염병 발병률이 짧은 기간 동안만 본국보다 높았다면 현지 풍토에 적응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지만, 이것은 전 기간에 걸친 현상이었다.


▲ 조선, 일본, 대만의 인구 10만 명당 법정 전염병 사망자 수. 출처 : <조선총독부 통계 연보> <일본제국 통계 연감> <대만총독부 통계서>. ⓒ프레시안

법정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 기간의 후기로 가면 조금 나아졌지만 조선과 대만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은 본국의 일본인보다 법정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훨씬 많았다. 그리고 법정 전염병으로 인한 조선인, 대만인 사망자 수는 거의 파악되지 않았다. 일제 당국이 전염병의 예방과 관리에 총력을 기울였던 팬데믹 기에도 당국에 파악된 조선인과 대만인 사망자 수는 일본인 사망자 수에 훨씬 못 미쳤다.


ⓒ프레시안

<표 1>은 일제 강점기 조선의 콜레라 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보여준다. 나는 조선인 환자 및 사망자가 일본인 환자 및 사망자와 거의 비슷한 점에서 1919~20년 대유행기의 조사치는 정확도와 신뢰도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총독부 당국이 콜레라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실태 파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또 나는 이 수치가 일제 강점기 조선인이 겪은 법정 전염병의 실태를 유일하게 보여주는 자료로, 이것을 근거로 다른 법정 전염병들의 환자와 사망자 수를, 제한적이나마, 유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컨대 일제 강점기 조선인들의 법정 전염병 피해는 직접적으로는 파악되지 않는다. 총독부가 파악한 조선인 환자 수, 사망자 수는 (1919~20년의 콜레라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지금으로서는 조선에 거주한 일본인 환자 수, 사망자 수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으로 생각된다. 아래 그림들은 각각 식민지 조선의 일본인 환자 수 및 사망자 수를 통해 본 법정 전염병 발생 양상이다.


▲ 조선 거주 일본인 환자 수를 통해 본 법정 전염병 발생 양상. 출처 : <조선총독부 통계 연보> <조선 방역 통계>. ⓒ프레시안



▲ 조선 거주 일본인 사망자 수를 통해 본 법정 전염병 발생 양상. 출처 : <조선총독부 통계 연보> <조선 방역 통계>. ⓒ프레시안

이번 주말부터 9월 중순까지 연달아 국내외 출장이 계획되어 있어서 부득이 두 달 남짓 연재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가을철에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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